“윤석열 만나서 ‘형, 조국 수사 왜 했어’ 원망한 이용구”

입력 2020-12-21 05:09 수정 2020-12-21 09:30
윤석열 검찰총장(왼쪽 사진)과 이용구 법무부 차관. 뉴시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과거 술자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한 원망 섞인 발언을 쏟아냈다는 전언이 나왔다.

이 차관은 지난 4월 법무부 법무실장에서 사퇴하기 직전 법무부 간부들과 환송회를 겸한 술자리를 가지다가 뒤늦게 합류한 윤 총장에게 “조국 압수수색은 정치 수사였다” “(허위) 표창장은 강남에서 돈 몇 십만원 주고 다들 사는 건데 그걸 왜 수사했느냐”며 비난했다고 21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윤 총장은 술자리 참석자 중 한 명으로부터 “와서 이 실장을 격려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오후 10시쯤 합류했다. 이미 만취 상태였던 이 차관은 윤 총장을 ‘형’이라고 부르면서 “형이 정치하려고 국이형(조국 전 장관) 수사한 것 아니냐” “형만 아니었으면 국이형 그렇게 안 됐다”면서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윤 총장과 이 차관은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자 서울대 법대 선후배(윤 총장 79학번, 이 차관 83학번) 사이다. 조 전 장관은 이 차관보다 한 살 어리지만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한 학번 선배다.

이 차관은 또 “(조 전 장관 자녀의) 추천서(스펙) 품앗이는 강남에서는 다들 하는 것이고, 사모펀드 투자도 원래 다들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을 옹호했다고도 한다. 당시 윤 총장이 “후배들이 있는 자리니 술 깨면 이야기하자”고 했는데도 이 차관이 같은 말을 되풀이해 결국 참석자 중 한 명이 그를 데리고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이 ‘조국 일가 수사’에 크게 반감을 가졌다는 얘기는 이미 검찰 내부에 퍼져 있었다고 한다. 앞서 검사징계위 1차 심의를 앞두고 윤 총장 측 변호인은 “이 차관은 검찰의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텔레그램 사건 등으로 미루어 정치적 색채가 너무 짙다”며 기피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