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 소식에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금지하는 등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현재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남동부를 중심으로 전염력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70% 가량 높은 변종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져 대응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된 상태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영국에서 승객을 태운 항공기가 자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비행기 이외 교통수단에 대한 제한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정부가 이달 초 채취한 한 샘플에서 영국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한 조치다. 네덜란드 정부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벨기에 정부도 이날 자정부터 영국발 항공편과 열차의 운행을 금지한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공영 VRT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최소 24시간 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독일 보건부 관계자를 인용해 “독일 정부는 네덜란드의 영국발 항공편 운항 금지 조치를 본떠 영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대해 비슷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상태다. 영국서 발견된 바이러스와는 별개의 변종이다.
영 BBC방송에 따르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도 영국발 항공편 등의 운행을 중단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제한 조치가 유럽연합(EU) 국가들을 대상으로 권고될 것인지에 대해 EU 행정부 역할을 맡는 집행위원회는 별도의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영국 정부의 보건수장인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이날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불행히도 통제 밖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국 정부의 봉쇄 강화 조치에 대해 “정부는 매우 빠르고 결단력 있게 행동했다”고 강조하면서도 “백신을 배포할 때까진 변종을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것이 향후 몇 달간 우리가 마주할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