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주내 최대 3000명선 우려” 코로나 정점이 안 보인다

입력 2020-12-20 17:57 수정 2020-12-20 18:2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째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20일 서울 시내 한 창고형 대형마트가 생필품을 사려는 시민들로 인해 붐비고 있다. 마트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으로 인해 10~20% 소비가 늘었다고 밝혔다. 윤성호 기자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매일 역대 최다치를 갱신하며 3차 유행 정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2, 3주 내에 일일 신규확진자가 2000~3000명 수준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097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총 4만9665명이라고 밝혔다. 하루 5만건 이상 검사했던 17~19일과 달리 이날 검사 건수는 3만6847건에 그쳤다. 전날보다 35%가량 검사가 줄었는데 확진자 수는 오히려 더 늘어난 셈이다.

일일 신규확진자는 지난 16일부터 닷새 연속 1000명대를 넘어섰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 상황을 보면 하루 평균 986명꼴로 발생했다.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로 삼는 지역발생 확진자도 이 기간 일평균 959명에 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범위(800~1000명)를 넘은 상태다.

확진자 규모뿐 아니라 최근의 집단감염 발생 양상을 보면 곳곳에서 심각한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전날 서울의 코로나19 하루 신규확진자는 473명이었다. 이는 종전 역대 하루 최다 기록인 16일의 423명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정확히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132명)과 비교하면 약 3.6배나 급증했다. 비수도권 확산세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날 지역발생 확진자 중 비수도권은 296명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순간에도 추가적인 지역사회 전파가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금의 확산세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2~3주 내에 확진자 급증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점을 찍고 급격히 확진자가 줄었던 1, 2차 유행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모임 등이 변수가 돼 향후 2000~3000명의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 3월까지는 설 연휴도 있기 때문에 일종의 고난의 행군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신중을 가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정부가 설정했던 3단계를 보면 상당 부분, 예컨대 서비스뿐 아니라 생산을 하는 제조업 분야도 일정 부분 멈추는 것이 포함돼 있다”며 “그 상황 자체는 우리의 전 경제 과정이 상당 부분 마비되거나 정지되는 그런 과정 혹은 상태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전면적 봉쇄 등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 1차장은 “현재 지역 간 이동 제한과 같은 ‘락다운’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거리두기를 보다 강화하더라도 생필품을 사는 등의 일상생활 자체는 유지될 수 있는 것을 반드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송경모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