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구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英 승인 임박

입력 2020-12-20 17:07

영국 정부가 자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사용 승인을 이르면 이달 말에 내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화이자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영국 전역에서 대규모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옥스퍼드대가 제출한 임상시험 데이터에 결함이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아 승인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오는 28~29일(이하 현지시간) 사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사용 승인을 내릴 전망이라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영국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옥스퍼드대가 21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 최종 결과를 제출하면 일주일쯤 뒤 승인이 나올 것이라는 계산이다.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사용 승인을 받으면 내년 1월 첫째 주부터 축구장, 경마장, 전시회장 등지에서 대규모 접종을 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면서 세계 각국의 백신 접종에 물꼬를 튼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영국에서 첫 승인을 받으면 미국 등 다른 국가도 뒤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극저온 환경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보다 보관과 접종이 훨씬 쉽다”며 “영국 보건 당국자들은 이 백신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MHR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승인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MHRA 대변인은 데일리 텔레그래프 보도에 대해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검토 절차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MHRA의 승인 절차는 코로나19 백신이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품질, 예방률을 달성했는지 여부를 확인토록 설계돼 있다”며 “이를 만족하지 못하는 백신은 결코 사용 승인을 얻지 못할 것”이러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회분 정량을 한 달 간격으로 두 번에 나눠 접종했을 경우 예방률이 62%로 저조했다. 하지만 1차 접종에서 정량의 절반을 투여하자 예방률이 90%로 크게 치솟았다. 이렇게 들쑥날쑥한 데이터 때문에 승인 절차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가디언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조기 승인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내년 1월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영국 정부 소식통의 언급을 소개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