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간의 비공개 회동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유 전 의원의 역할론을 주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20일 국민일보에 “16일 오후 김 위원장과 30분간 만남을 가졌다”며 “제 사무실 오픈 기념 토론회에 오셔서 축사해주신 데 대한 답례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국회 본관 비대위원장실에서 이뤄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유 전 의원의 대선캠프인 ‘희망22’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했다. 양측은 현재 정치권 상황과 당내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상태에 대해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다”며 사과했다. 김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 바로 다음 날인 16일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주장해온 유 전 의원을 만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개혁 성향이 짙은 유 전 의원과 힘을 합쳐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유 전 의원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 전 의원은 2022년 대선 도전을 공식화하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엔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러나 중도층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유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김 위원장이 유 전 의원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모종의 역할을 당부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 전 의원도 자신의 대권 플랜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