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구치소 “수용자 확진 0명” 밝힌지 4일만에 184명 감염

입력 2020-12-20 16:44
19일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 동부구치소는 전날 2400여 명의 수용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수용자 184명과 직원 1명 등 총 18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하루 만에 185명의 코로나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해 법원 재판에도 비상이 걸렸다. 법무부는 집단 감염 발생 4일 전까지만 해도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자 중 확진자는 한 명도 없다고 밝혔었다.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일 법무부에 따르면 동부구치소 직원 425명, 수용자 2419명은 지난 18일 전수 진단 검사를 받았다. 진단 결과 직원 1명과 수용자 184명이 전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곳에 수감돼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는 20일 현재까지 총 215명이다.

서울동부지법은 “동부구치소의 다수 구속 피고인들이 15일을 제외한 지난 8~18일 형사법정에 출석했다”며 “법관 등에게 검사를 받도록 권유했다”고 밝혔다. 일부 확진자는 서울북부지법 501호에 형사법정에 출석했다. 북부지법은 법정 전체 방역을 실시했다.

동부구치소 확진자는 지난달 28일 교도관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처음 발생했다. 지난 15일에는 직원 14명과 출소자 1명이 확진됐다. 법무부는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수용자 중 확진자는 한 명도 없다고 밝혔지만 18일 전수조사 결과 수용자 18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결국 수용자 7.6%가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는데 불과 4일 전까지 수용자 중 감염자를 한 명도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수용자 전수조사를 첫 확진자 발생 후 3주 만에 진행해 대응이 늦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교정 당국 관계자는 “무증상에 의한 조용한 전파를 선제 예방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한 것”이라며 “시기가 늦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확진자 전원이 무증상, 경증 환자”라며 “최근 무증상 신입수용자가 들어온 후 감염이 확산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동부구치소에 코로나19 현장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확진자와 접촉자를 격리 수용동에 즉시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전 직원에 대해 퇴근 후 외출을 금지하고 수용자 접견도 전면 중지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