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아시타비’… 내로남불 정치·사회 비판

입력 2020-12-20 16:41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 자료=교수신문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뽑았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문으로 옮긴 신조어로, 정치·사회 전반의 소모적 투쟁이 반복됐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교수신문은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아시타비(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가 32.4%(복수 응답 허용)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아시타비는 1990년대 이후 정치권에서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관용구로 쓰이던 내로남불을 한문으로 옮긴 신조어다. 신조어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아시타비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도 “여야, 진보와 보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코로나19를 두고서도 사회 곳곳에서 내로남불 사태가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설문에 응한 교수들은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는 것이었다”고 평했다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아시타비에 이어 후안무치(厚顔無恥)가 396표(21.8%)로 2위에 올랐다.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 뜻이 통한다. 신을 신고 발바닥을 긁는다는 뜻으로 하는 행동에 비해 효과가 너무 적다는 의미의 격화소양(隔靴搔癢·16.7%)은 3위였고,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반영한 첩첩산중(疊疊山中·12.7%)이 4위에 올랐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