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선 여객 수가 지난해 같은 월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된 이후 월간 국내선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많은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업계는 실적 타격이 최악이었던 지난 3월의 악몽이 이달 재현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팽배하다.
20일 항공정보 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의 국내선은 1만8379편이 운항했고 296만5257명이 이용했다. 지난해 11월에 운항한 국내선 1만6211편과 이용 여객 290만957명보다 증가한 것이다.
앞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국내선 운항 편수와 여객 수는 항상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가장 최악의 성적은 코로나19 타격이 본격화된 지난 3월이다. 지난해 3월 257만3792명이던 국내선 여객 수는 올해 3월 110만3206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성수기인 지난 7, 8월의 경우 국내선 여객 수가 각각 249만명과 284만명이었지만 지난해 270만명과 300만명에는 못 미쳤다.
업계는 지난 10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후 지난달 중순까지 유지되면서 이용객의 국내 여행 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본과 동남아 노선이 중단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국내선 노선을 확대한 것도 여객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항공 포탈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은 지난해 11월 국내선 313만석을 공급했는데 지난달에는 352만석을 공급했다. 특히 지난달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은 7070편으로 지난해 11월 6625편보다 6% 가까이 뛰었다.
지난달 반등세를 보였음에도 LCC들은 울상이다. 연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객 수가 다시 급감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선 공급을 늘렸던 LCC들은 이달 초부터 예약자가 적은 운항편부터 취소하며 공급 줄이기에 나섰다. 국내선 운항지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제주도가 입도객 전원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추진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다.
항공사들이 조금이라도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야심 차게 시행한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도 코로나19에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은 이달 예정된 관광비행을 취소했고 대한항공은 이달 중 관광비행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