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김군’ 동료들 “피해자 탓하는 변창흠 사퇴하라”

입력 2020-12-20 15:08
서울교통공사 노조원과 청년전태일, 서울청년진보당 관계자들이 20일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4년 전 구의역 사고 관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때 발언과 관련, 장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2.20. 연합뉴스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군의 동료들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청와대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 등은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 후보자는 김군을 모욕하고, 김군이 잘못해서 사망한 것인 양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이런 인물이 서울교통공사의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되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김군의 사고는 비용 절감을 위해 노동자 한 사람에게 부과한 과도한 업무량과 ‘위험의 외주화’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 문제다. 3년 새 똑같은 사고로 3명의 노동자가 죽은 현실을 피해자 개인의 탓으로 돌린 것”이라고 변 후보자를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정부가 이런 인식을 가진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스스로 반노동적임을 실토하는 행위”라며 “유가족과 동료의 고통을 헤아린다면 막말 당사자 임명을 철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0.12.18. 연합뉴스

서울메트로 하청업체 은성PSD 직원이던 김모(당시 19세)군은 2016년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었던 변 후보자는 사고 원인을 피해자 부주의 때문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변 후보자는 2016년 6월 열린 공식 회의에서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라며 “걔(피해자 김군)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했다. 또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다”고 말하는 등 책임 소재를 개인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