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조롱한 ‘유니클로’가 우수 기업? 여가부 논란 ‘시끌’

입력 2020-12-20 14:05 수정 2020-12-20 14:14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여성가족부에서 유니클로(UNIQLO)가 속한 기업을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가족친화 인증기업이 되면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17일 여가부에 따르면 유니클로가 속한 에프알엘코리아는 최근 여가부 산하 가족친화인증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2020년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2008년부터 운영된 가족친화 우수기업 인증제는 자녀출산 및 양육지원, 유연근무제도 등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 및 공공기관을 인증하는 제도다. 가족친화 인증기업이나 기관으로 선정되면 정부·지방자치단체 사업자 선정 시 가점 부여, 출입국 심사 때 우대 등 220개 혜택을 받는다. 제품 포장이나 홍보물 등에 인증 마크를 사용할 수 있어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위안부를 폄하하는 온라인 광고를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던 기업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모독 논란에 휩싸인 지난해 유니클로 광고. 유튜브 캡처

유니클로는 한·일 무역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일본기업 불매운동이 거세지던 지난해 10월 유튜브 계정에 위안부 문제를 조롱하는 듯한 광고를 올렸었다. 이 광고에서 “제 나이 때 어떤 옷을 입으셨나요?”라는 10대 소녀의 질문에 98세 할머니는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고 답했다. 한국어 광고에선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된 자막이 달렸다.

당시 네티즌들은 유니클로가 굳이 실제 대사와 달리 한국어 광고에만 일제 강점기를 연상케 하는 ‘80년 전’을 언급한 점을 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의도적으로 위안부 관련 문제 제기를 조롱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건 정말 의도된 광고라고밖에 볼 수 없다. 유니클로는 이제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 이젠 우리 네티즌들과 불매운동을 넘어 진정한 퇴출운동을 펼쳐 나가야겠다”고 분개했었다.

유니클로가 가족친화 우수기업에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불붙은 민심에 기름을 붓는 여성가족부를 폐지시켜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글 작성자는 “가족친화 기업이 불매운동 대상인 일본기업이라고 한다. 여성가족부는 수많은 논란과 문제점을 안고 있었지만, 이번만큼 크게 논란이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청원글은 20일 오후 1시 기준 2만7013명의 동의를 받았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