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불거진 미국 정부 기관에 대한 대규모 해킹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마크 레빈 쇼’와의 인터뷰에서 “미 정부 시스템 내부에 숨겨진 코드를 노리고 제3자의 소프트웨어를 동원한 결정적 시도가 있었다”며 “이번 움직임에 러시아가 연루됐다는 게 꽤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4일에도 러시아 정보기관의 개입을 시사했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해킹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러시아 폭격기들이 미국 전체에 반복적으로 몰래 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이 잇따라 발생했다. 주요 정부 기관이 뚫린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수사 당국은 공개적으로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에서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언급이 흘러나왔었다. 하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러시아를 해킹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국제적인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러시아 정부는 이번 해킹 논란의 배후로 자국이 지목된 데 대해 외교부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관 또한 “미국 언론이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해 근거 없는 주장을 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MS는 이번 해킹에 따른 피해가 미국 밖으로도 확산하고 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이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피해를 본 MS 고객이 40여명에 달한다. 이중 80%는 미국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벨기에,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 멕시코, 스페인, UAE 등 7개국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피해 인원과 지역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공격에서 해커들은 미 IT 업체 솔라윈즈의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에 악성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하는 방식으로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프트웨어는 미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MS도 이를 사용해왔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