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승인에 짧은 트윗만…모습 감춘 트럼프

입력 2020-12-19 13:36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주요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며 미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관련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트위터에 모더나 백신 승인과 관련해 “축하한다”는 식의 짧은 트윗만 남겼을 뿐 현안을 챙기는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재임 기간 코로나19 백신이 빠르게 개발된 데 자랑하며 몇 주를 보내더니, 정작 이제 백신 접종 주사를 여기서 맞을 수 있게 됐는데도 대통령은 어디서도 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식품의약국(FDA)이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축하한다. 모더나 백신을 이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짧은 글만 트위터에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백신 개발과 관련해 “아무도 할 수 없다던 백신 개발은 자신의 행정부가 해냈다”며 공적을 스스로 칭찬하는 등의 공개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 백신을 두고 ‘트럼프 백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모더나 백신 승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부에서 제기된다. 안전성 우려 등에 대한 불신이 백신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더 힐은 “백악관은 지난 10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백신 접종을 할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가 배후인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해킹 공격에 정부 다수 부처가 뚫리는 국가적 안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공개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국정 현안에 손을 놓다시피 한 채 대선 불복 행보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발언도 내놨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FDA의 공식 승인이 이뤄지기도 전에 트위터에 “모더나 백신이 압도적으로 승인됐다. 즉시 배포가 시작된다”는 글을 남기면서 혼선을 부추긴 바 있다. 이에 FDA는 모더나 백신은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해명해야만 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