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또 中제재… 반도체 SMIC·드론 DJI 블랙리스트에

입력 2020-12-19 05:37

미국 상무부가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와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 SZ DJI(다장) 테크놀로지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비지니스네트워크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과 계열사는 77개이며, 이 가운데 중국 기업은 60개다.

상무부는 SMIC에 대한 조치는 “중국의 군민 융합 정책 및 SMIC와 중국 군사 산업단지 관련 기업 사이의 활동 증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로스 장관은 SMIC가 첨단 기술 수준인 10 나노미터(㎚·100만분의 1㎜) 이하의 반도체 생산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허가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화웨이처럼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을 사실상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SMIC가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핵심 부품을 들여오려면 미 상무부에 특별 허가가 있어야 한다.

SMIC는 이미 미국 정부의 주요 타깃이 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SMIC에 특정 장비를 공급하려면 수출 면허를 취득하도록 조치했다. SMIC로 수출하는 장비가 군사용으로 이용될 위험이 있다는 게 이유다.

미 국방부는 최근 SMIC 등을 중국군이 소유·통제하는 기업으로 분류, 블랙리스트에 추가해 미국 투자자가 내년 11월부터 이들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을 제한하기도 했다. SMIC는 “중국군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무부는 또 유전자 수집 및 분석, 첨단감시 기술 악용을 통한 중국 내 광범위한 인권 유린 혐의로 중국 드론 제조업체 DJI를 리스트에 추가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1개월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대중국 강경 정책 유산을 굳히려는 가장 최근의 움직임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스 장관은 성명에서 “미국 첨단 기술이 갈수록 호전적인 적국의 군사력 건설을 돕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지정 기업에는 영유권 분쟁지 남중국해의 인공섬 건설과 군사화를 도운 업체를 포함해 중국군과 관련 있는 일부 기업, 인권 침해에 연관된 기업이 포함됐다. 또 인민해방군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산 물품을 획득한 기업들, 미국 무역 기밀 탈취에 관여한 인사들과 기업들이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 보도와 관련 미국을 향해 “외국 기업을 탄압하는 잘못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