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홍진영이 결국 석사 논문 표절을 인정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40여일 만이다.
홍진영은 18일 보도자료와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욕심을 못 버렸던 것 같다”며 “자신을 합리화하기 급급했다”고 적었다. 이어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대 연구진실성 위원회는 홍진영의 석사 논문은 표절인 것으로 잠정 결론 냈다. 대학원위원회는 홍진영 측에 이날까지 이의제기 등 소명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달 5일 국민일보는 홍진영의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홍진영 측은 “표절이 아닌 인용이며, 당시 추세”라고 해명했다. 국민일보는 이튿날 “홍진영의 논문은 모두 가짜”라는 조선대 전 교수의 양심선언을 보도했다. 당시 홍진영은 “학위를 반납하겠다”면서도 표절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다음은 홍진영 측 논문 표절 인정 공식입장
안녕하세요, 홍진영입니다.
이미 많이 늦었고 돌이킬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신곡으로 컴백하는 날 논문 표절 기사가 터졌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너무 겁이 났고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욕심을 못 버렸던 것 같습니다. 표절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수님이 문제없다고 했는데’, ‘학위로 강의할 것도 아닌데’ 하는 식으로 제 자신을 합리화하기 급급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이 거짓으로 비춰질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제가 학위를 반납하면 그냥 넘어가 주시지 않을까, 혹시 그만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관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어쩌면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잘못하면 제대로 사과하고 혼이 나야 하는데 저는 반성 대신 변명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성숙하지 못했고 어른답지도 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습니다. 지금도 밤낮없이 석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도 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가진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앞으로 조용히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의미 있고 좋은 일들을 해가며 제가 받았던 사랑을 갚아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홍진영 올림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