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병상 ‘비상’…대기 중 사망 벌써 4명

입력 2020-12-18 14:31 수정 2020-12-18 16:50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부족으로 인한 대기자 사망이 현실화되면서 의료체계 붕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 경기도 부천 등에서 제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확진자가 치료를 못 받고 병원 밖에서 숨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 요양병원에서 지난 12일 확진된 80대 환자가 16일 숨졌다. 환자는 나흘 동안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 중이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요양병원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한뒤 제대로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요양병원에선 70대 남성 2명도 지난 13일∼14일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채 코호트 격리 중인 상태에서 건강이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이날 뒤늦게 확인됐다.

부천시 관계자는 “병원 이송전 사망자가 3명이고, 병원 이송후 사망한 사람도 1명 더 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60대가 지난 15일 사망했다.

확진 판정 이후 나흘간이나 동대문구 자택에서 대기하다가 결국 치료를 못 받고 병원 밖에서 숨을 거뒀다.

경기도는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병원 대기자가 251명에 달하고, 이들 대부분은 중증 환자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수도권의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서울 1개, 경기 2개, 인천 1개 등 4개뿐이다. 급증하는 환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서울시는 병상 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가 공동으로 환자 분류 및 병상 배정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달 초부터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행정·의료 시스템이 과부돼 현장 대응반이 병상을 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경기도는 이달 안으로 공공병원, 민간병원 등과 협의해 전담 치료병상 179개를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생활치료센터도 10곳(4402명 수용)으로 늘린다.

민간 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거점 전담병원을 자청하고 병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부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