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코로나19 공포 확산…대중목욕탕 16명 확진

입력 2020-12-18 09:43 수정 2020-12-19 05:02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지역사회가 불안해하고 있다. 대중목욕탕에서 하루에만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목욕업과 실내 체육시설 등 일부 업종에 대해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제주도는 18일 제주시 중앙로 한라사우나에서 총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1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것은 지난 1월부터 국내에 코로나가 창궐한 이후 처음이다.

도는 지난 16일 오후 3시40분 확진 판정을 받은 A씨(제주 149번)가 한라사우나에서 매점을 운영해온 사실을 토대로 사우나 방문 출입기록과 정기회원 명단을 확인해 접촉자 등에 대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진행했다.

도는 17일 하루동안 한라사우나 방문자 106명에 대한 진단 검사를 통해 A씨 외에 18일 새벽 3시 기준 15명이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확진판정을 받기 이전인 9일부터 15일까지 한라사우나 매점운영을 하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역에서는 17일 하루 동안 2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추가돼 18일 0시 기준 총 누적 확진자는 181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도는 제주시내 대중목욕탕 87개소 중 58개소의 긴급 점검을 마친 데 이어 나머지 29개소에 대해 추가로 점검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여파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제주 만장굴이 관련 근로자의 코로나19 확진판정에 따라 23일까지 일시적으로 폐쇄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제주 152번 확진자 A씨가 만장굴 관광지에 근무하는 세계유산본부 소속 환경정비 기간제 근로자로 파악됐다.

도는 만장굴 소속 해설사 등 전체 직원 23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만장굴 사무실, 매표소, 화장실 등 3개 동에 대해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도는 만장굴에 근무하는 직원 8명에 대해서는 14일간 자가격리 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주 관광지 관람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18일부터 거문오름, 성산일출봉, 비자림 등의 해설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거문오름은 탐방 인원을 현재 50명에서 25명으로 축소해 운영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8일 새벽 집무실에서 한라사우나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에 따른 긴급회의를 열고 이용자 일제검사와 분야별 방역강화를 지시했다. 이어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날부터 중점 관리·일반 관리시설 중 일부 분야별로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적용한다.

도는 목욕업은 시설면적 8㎡당 1명 이내로 집합 제한 조치를 내렸다. 냉탕과 온탕, 매점 운영을 금지하도록 했으며 음식물 취식 및 에어로빅 등 실내체육 행위도 전면 금지했다. 이와함께 제주교육청과 협의해 학교·학원에 대해 전면 비대면 교육 전환을 논의한다.

실내 체육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이행 여부를 매주 1회 이상 점검해 위반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다.

도는 가족·친구·직장동료 간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음식물이 제공되는 10인 이상 모든 모임에 대해서는 자제를 강력히 권고하는 등 대면 모임 방지를 위한 대책도 고심 중이다.

원 지사는 “목욕시설은 밀폐·밀접도가 높아 감염 우려가 큰 만큼 특단의 방역대책이 절실하다”며 “코로나19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맞춤형 분야별 방역 강화조치를 신속히 실행해달라”고 주문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