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값 폭행’ 최원철, 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 논란

입력 2020-12-18 07:01
연합뉴스

‘맷값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최철원 마이트앤메인(M&M)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차기 회장으로 당선돼 논란이 일고 있다. ‘맷값 폭행’ 사건은 2015년 개봉한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17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24대 회장 선거가 투표율 80%(97명 중 82명)로 마감된 가운데 최 대표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62표를 얻어 20표에 그친 전영덕 전 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장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최 대표는 고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조카로 2010년 ‘맷값 폭행’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당시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SK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탱크로리 기사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때린 뒤 맷값으로 2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는 2015년 개봉한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가 된 사건으로 유명하다. 최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체육계에선 최 대표의 출마 자체를 놓고 이미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체육시민연대는 “조폭 영화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였으나 실제로 영화 ‘베테랑’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며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실려 국민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인물이다.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폭행 주범 당사자는 즉각 반성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협회 관계자는 “최 대표의 후보 등록을 놓고 법무법인 4곳에 문의한 결과 등록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아이스하키 안팎에선 최 대표가 전용시설 확충과 실업팀 창단, 지역 불균형 해소 등을 공약으로 내걸어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가 당선됐지만 회장직에 오르려면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체육회의 인준 절차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한체육회 측은 “인준 요청이 들어오면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