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에 이어 유니버설발레단도 올해 발레 ‘호두까기인형’ 공연을 취소했다.
세종문화회관과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18~30일 공연 예정이었던 ‘호두까기인형’을 취소한다고 17일 밝혔다. 퐁당당 좌석제로 방역 단계를 높이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관객을 만날 수 없게 됐다. 세종문화회관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일 확진자 1000명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고려해 공연 취소라는 불가피한 결정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국립발레단도 오는 19~27일 예술의전당과 14~1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예정됐던 ‘호두까기인형’을 취소했다. 1986년 이래로 양대 발레단이 모두 연말에 ‘호두까기인형’을 올리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간발레단인 와이즈발레단도 당진과 부산의 공연을 취소했고, 서울발레시어터 역시 과천 공연을 취소하고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대체한다.
‘호두까기인형’은 연말 특수를 누리던 발레 공연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한국마저도 모든 공연이 취소돼 전 세계에서 일본, 영국, 러시아 정도만 라이브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호두까기인형’은 1974년 초연됐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경쟁하듯 공연을 올린 건 1986년부터다. 그리고로비치 버전의 국립발레단이 세련된 안무에 화려하고 격정적인 무대를 꾸민다면 비노그라프 버전의 유니버설발레단은 연극성이 짙고 한결 동화 같다.
‘호두까기인형’이 국민적인 작품으로 통하는 미국 발레단의 경우 특히 타격이 크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세에 일찌감치 대면 공연을 포기하고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대체했다. 미국 발레단들의 경우 연간 전체 수입 가운데 40%가 ‘호두까기인형’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