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내 백신 접종 시작할 듯… EU도 27일쯤 일제히 개시

입력 2020-12-17 16:46 수정 2020-12-17 17:19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대량 생산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안에 중국에서도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등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도 올 연말 전에 백신 접종을 동시 추진할 계획이다.

17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과학기술발전연구센터 정중웨이 주임은 시노팜과 시노백 등 중국 업체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의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 주임은 “백신 연구·개발은 최종 단계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중국은 백신 개발 분야에서 세계 일류 수준이지만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내놓기 위해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15종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 중이며 이들 중 3상 시험에 돌입한 것은 5종이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이 통제 국면에 접어든 상태여서 해외에서 3상 시험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중국 내 여러 지역에서 백신 대량 생산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며 연말 전에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주임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이 안전성과 효능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신 접종을 위한 당국 차원의 준비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지난 16일 중국 전역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화상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백신 접종 수칙과 부작용 대처 요령, 백신 유통 관리 방법 등을 교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팜의 협력업체인 시노팜홀딩스는 최근 대규모 백신 유통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예행연습을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백신 수 종이 조만간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이미 일부 코로나19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한 상황이다. 헤이룽장성 탕위안현 당국은 지난 15일부터 주민들에게 중국산 백신 2회 분량을 420위안(약 7만원)에 맞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중국에서 지역사회 차원의 백신 접종이 이뤄진 첫 사례다. 스촨성에서도 의료진 등 고위험군에 한해 백신 긴급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에 한 발 뒤처진 유럽 대륙 국가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를린 시 정부는 독일 각 지역에서 오는 27일(현지시간)부터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 방침은 옌스 슈판 독일 연방정부 보건장관과 16개 주 정부 보건 당국자 간 코로나19 대책회의가 열린 직후 발표됐다.

다만 독일은 EU 회원국으로서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기 전에는 새 백신을 사용할 수 없다. 슈판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화이자 백신이 독일 업체인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한 제품임에도 독일 내 접종이 늦어지는 데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EMA는 당초 오는 29일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 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최근 일정을 21일로 크게 앞당겼다. EU의 한 고위 관리는 EMA가 긴급사용 권고를 내리면 EU 집행위원회가 23일쯤 회원국에게 최종 승인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에 출석해 “27개 회원국이 되도록 빨리, 같은 날 함께 백신 접종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