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운천호수공원 2년 동안 운영 중단

입력 2020-12-17 14:39 수정 2020-12-17 18:26

광주시민들의 산책·데이트 코스로 각광받아온 운천호수공원이 배수 작업을 통해 바닥을 드러냈다. 도심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이 공원이 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2년 동안 이용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광주 서구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달부터 운천호수공원의 8만5000여t 호숫물을 빼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덕흥동 양수장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영산강 물의 유입을 막고 배수 작업을 80% 진행했다.

이로 인해 인공섬과 목조데크 인근 호수 바닥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운천호수공원의 밑바닥이 드러난 것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이 공원 중간을 가로질러 진행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서구는 2호선 1공구 착공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운천호수공원이 2년 가까이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구간 공사를 마치는 2022년 9월 말까지 호수는 물이 빠진 상태를 유지한다.

기존 수생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부 공간은 남겨뒀다. 하지만 목조데크와 인공섬내 진입이 금지된다. 조깅로 역시 부분 통제되고 분수가동도 멈춘다. 내년 봄 벚꽃 놀이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서구는 다만 호수공원 외곽 운동기구 등 시설물에 대해서는 기존처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구 마륵동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지난 1951년 조성된 운천저수지는 1967년 공원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당시 쓰레기 등이 무단으로 버려져 도심 흉물로 방치되다가 1995년 오·폐수 유입을 차단하고 맑은 물을 공급해 새들이 날아드는 도심 저수지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부터 자연생태공원 조성사업이 진행돼 현재 모습으로 바뀌었다.

하루평균 1000명의 시민이 산책 등을 위해 찾고 있으며 해마다 벚꽃이 피는 4월에는 일일 1만 명이 모이는 명소가 됐다.

서구는 도시철도공사로 인해 2년 동안은 소규모 공연과 시민들의 산책 등이 일부 제한 될 것이라며 벚꽃나무는 훼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구 관계자는 "운천저수지는 농업기반 시설로 농어촌공사가 관리한다”며 “공사 기간 동안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