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교수가 방송에서 정남규를 언급했다. 방송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정남규’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 85회에선 ‘그것이 알고 싶다’ 특집 2탄으로 미제사건 종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기님들이 전파를 탔다. 이날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과 강호순, 정남규를 떠올리며 그들의 잔혹했던 범행 수법을 언급했다.
세 사람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권일용은 “공통점은 그냥 비열한 성범죄자”라며 “다른 점은 유영철의 경우 피해자를 빨리 살해하고 오랫동안 감정을 표출하는 잔혹 행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유영철은 체포되고 나서 범행 현장에 가봤느냐는 질문에 “언론에 수사 과정이 다 나오는데 굳이 가볼 필요가 있느냐고 하더라”며 “대신 댓글을 달아봤다고 하더라. ‘아닐걸’이라고 달았다”고 했다.
정남규는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자의 시신을 마구 방치하는 타입이라고 했다. 강호순은 이 두 가지가 섞여 있고 강호순은 이춘재와 범죄가 비슷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정남규는 어떻게든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힌 권일용은 “정남규가 노상에서 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을 공격했는데 정말 특이한 건 단 한 건도 뒤에서 피해자를 공격한 게 없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남규는 전부 돌려 세워 앞을 공격했다. 이건 범죄 상식과 구분되는 행위로 돌려 세워 얼굴을 보고 가로등 불빛에서 계속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이다. 고통과 아픔을 통해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정말 잔혹한 동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살인을 실패한 날 어떻게 했느냐고 했더니 예전에 살인을 저지른 곳에 가서 서 있어 봤다고 하더라”고 회상한 권일용은 “너무 행복하다더라. 살인을 추억하는 잔혹성이 굉장히 높았다”고 했다.
권일용은 이런 이유로 2004년 1월부터 발생한 사건 중 정남규가 가장 잔혹했다고 평가했다. “내가 만나본 1000명의 범죄자 중 가장 잔혹했다”며 “집에 압수수색을 갔는데 내 인터뷰 사진을 스크랩해 가지고 있더라. 그걸 내가 내 손으로 압수했다”고 말했다. 이를 압수하면서 범죄자들도 자신을 추적하는 사람을 보고 있구나 싶어 반가웠다고도 했다.
반성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확언한 권일용은 “결국 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까지) 나에게 자주 편지를 보냈다”고 했다. 편지에 ‘내가 이렇게 잡혀 와 사람을 살해하지 못하니 너무 답답하다. 사형집행을 하든지 내보내 달라. 사람을 죽이고 싶어 견디지 못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권일용은 “나는 이런 것을 봤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 아니라 결국 자신을 살해한 살인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