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달러 한·미 통화스와프 재연장…내년 9월까지

입력 2020-12-17 06:02 수정 2020-12-17 09:33

한국과 미국 간 600억 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내년 9월 말까지 다시 연장됐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차입할 수 있도록 약속하는 계약이다.

한국은행은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4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와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시기를 내년 3월 31일에서 내년 9월 30일로 6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 규모(한도)는 600억 달러로 유지되고, 다른 조건도 같다.

한은은 공식 보도자료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국내 외환시장이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통화스와프 연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만기 연장 조치가 국내 외환시장,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필요할 경우 곧바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고, 한은은 앞으로도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과 긴밀히 공조하며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19일 한은은 미 연준과 600억 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달 31일부터 이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6차례에 걸쳐 198억7200만 달러의 외화대출을 실행했다.

첫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발표 당시 달러화 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이 줄면서 발표 직후인 3월 20일 주가가 반등(7.4%)하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3.1%)했다. 이후 한·미 중앙은행은 7월 30일 통화스와프 계약 만기를 올해 9월 30일에서 내년 3월 31일로 한 차례 연장했고, 이날 다시 6개월 재연장에 합의했다.

로이터통신도 한국 외에 8개국도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내년 9월 말까지 재연장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체결된 계약 기준으로 국가별 통화 스와프 규모는 한국을 포함해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 등 6개국이 각각 600억 달러, 덴마크와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3개국이 각각 300억 달러다.

한편 통화스와프는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 통화와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계약으로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이다. 언제든 달러를 꺼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금융위기 시 안전판 역할을 한다. 올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요동쳤던 국내 외환시장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빠르게 안정됐다는 평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