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 베르너 8경기 무득점, 가브리엘 제주스 7경기 무득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가 부진에 빠졌다. 중하위권 팀을 상대로도 나란히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 영입생의 부적응과 확실한 골 스코어러의 부재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16일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의 2020-2021시즌 EPL 원정 경기에서 1대 2로 패했다. 같은 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도 웨스트브롬위치를 홈으로 불러들여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매 시즌 ‘빅4’의 단골 손님인 두 팀 입장에선 어색한 스코어다.
이날 경기 결과 첼시는 최근 3경기에서 1무 2패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첼시는 지난 9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지막 라운드 경기에서 크라스노다르와 1대 1로 비긴 뒤 13일 에버턴에도 0대 1로 패한 바 있다.
문제는 첼시가 올 시즌을 앞두고 ‘폭풍 영입’을 했단 점이다. 거액으로 영입돼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선수들이 그만큼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재 첼시의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티모 베르너의 부진은 대표적이다. 베르너는 올 여름 이적료 5300만 유로(약 720억원)로 첼시에 영입된 뒤 4골을 넣으며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듯 했지만, 최근 8경기 동안은 쉬운 골 찬스도 놓치며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팬들의 비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독일 최고의 재능으로 손꼽히며 첼시에 입성한 카이 하베르츠도 마찬가지다. 하베르츠는 베르너보다 너 높은 7100만 파운드(약 1120억원)에 영입된 선수지만 EPL 10경기에서 1골 1도움만을 기록하며 기대만큼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램파드 감독이 감싸준 것처럼 하베르츠든 베르너든 어린 선수고, 독일 분데스리가와 EPL의 스타일적인 차이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기대를 갖고 거금을 투자한 구단이나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팬들의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첼시 팬들이 울버햄튼전 직후 베르너와 하베르츠에게 ‘재앙’ 수준이라고 답답해 했다”고 보도했다.
맨시티도 암울한 건 마찬가지다. 최근 2경기에서 2무에 그쳤다. 맨유와의 라이벌전은 그렇다 치더라도 웨스트브롬에 26개의 슈팅을 퍼붓고도 1득점밖에 하지 못한 결정력은 큰 문제다. 6대 0 경기를 밥 먹듯 해 과거 ‘Six and the City’라고 불릴 정도였던 맨시티는 현재 18골로 득점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첼시(26골)와 비교해 봐도 현저히 적은 득점 수다.
수년간 맨시티 득점을 책임졌던 세르히오 아게로의 부상 여파가 크다. 아게로는 무릎 부상으로 4개월이나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 10월 18일 아스널전에서 복귀했지만 이 경기에서 다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올 시즌 리그 3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고, 여전히 완벽한 폼은 아니다. 심지어 아게로를 대신해야 할 가브리엘 제주스는 7경기 무득점의 빈공 상태. 2017-2018, 2018-2019 시즌 EPL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맨시티의 아성을 회복하려면 득점력 회복이 관건이 될 걸로 보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