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값 폭행’ 재벌, 아이스하키 협회장 출마…문체부는 ‘부정적’

입력 2020-12-17 00:05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후보로 출마한 최철원 대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 ‘베테랑’의 소재가 됐던 ‘맷값 폭행’의 가해자 최철원 마이트앤매인 대표가 최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과 관련해, 최 대표가 당선될 경우 회장 인준 권한을 가진 대한체육회가 ‘엄격한 판단’을 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16일 “스포츠 인권 개선에 대한 요구가 많은 시점에서 아이스하키 선거인단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 체육시민연대는 지난 15일 성명서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대한체육회 규정을 위배했다”며 최 대표의 후보 사퇴, 나아가 대한체육회의 후보 승인 거부를 촉구했다. 또 “문체부는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의 임원 승인여부를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이에 대한 응답을 내놓은 것이다.

최 대표는 2010년 고용승계를 요구한 화물연대 소속 운전사를 야구 방망이로 폭행한 뒤 맷값으로 돈을 건네 징역형을 선고 받은 인물이다. 이 사건은 이후 영화 ‘베테랑’의 소재가 되기도 했을 정도로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시민단체의 촉구에도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협회 선거관리위원회가 법적 자문을 거쳐 후보 등록을 승인했기에 정상적인 선거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회원종목단체 회장 선거의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 (선거를 진행하려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결정에 대해)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면서 “협회가 선거 후 회장 승인 요청을 할 경우 결격 사유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씨를 비롯해 2명이 출마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는 오늘(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송파구의 서울올림픽파크텔 2층 런던홀에서 치러진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