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5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피트 부티지지(38)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새 정부의 교통장관으로 발탁했다.
CNN 등 미 언론들은 부티지지가 인준 청문회를 통과한다면 공개적으로 동성애 정체성을 밝힌 최초의 미국 장관이 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부티지지는 애국자이자 문제해결자로 우리가 어떤 나라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부티지지를 교통장관에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부티지지는 일자리, 인프라, 공정, 기후변화 등 미국 사회가 직면한 도전 과제들을 담당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부티지지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며 전국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 2월 첫 경선지였던 아이오와주에서 1위, 두번째 경선지였던 뉴헴프셔주에서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뛰어난 연설 실력으로 ‘백인 오바마’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버드·옥스퍼드대 출신에 7개 언어 구사, 최초의 게이 대선 주자,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등의 이력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중앙정치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으로서 뒷심 부족을 보이며 한 달 만에 중도하차했고, 이후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바이든은 당시 부티지지를 2015년 뇌종양으로 숨진 장남 보 바이든에 빗대면서 “내 아들을 떠올리게 한다. 내가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말했다. 보 바이든은 이라크전에 참전하고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지냈다.
AP통신은 중소도시 시장에서 대권주자로까지 성장한 ‘젊은 피’ 부티지지의 합류는 워싱턴 중앙정치 경력 인사들이 주류를 이룬 바이든 행정부에 새로운 역동성을 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티지지 발탁 소식에 성소수자 단체들은 “수십년의 노력 끝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환영했다. 부티지지가 연방정치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직을 수행할 경우 민주당 차기주자로서의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초대 에너지장관에는 백인 여성인 제니퍼 그랜홀름 전 미시간 주지사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랜홀름 전 주지사는 2016년 대선 때도 민주당 측 차기 에너지장관 후보 1순위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신설된 ‘기후 차르’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지냈던 지나 매카시가 내정됐다. 기후특사에 지명된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글로벌 기후 차르’라면 매카시 내정자는 미국 내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조율, 총괄한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