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살쯤 돼 보이는 아기. 얼굴과 어깨 등에 커다란 물집이 생겼고, 피부 곳곳이 붉어졌다. 화상을 당한 자녀의 모습을 촬영해 올린 아빠는 아이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다고 어떡하면 좋겠냐고 하소연했다. 아빠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때문이었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아이는 119를 타고 우여곡절 끝에 종합병원에 갔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었고, 다시 집으로 와야만 했다고 한다.
15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절박한 사연을 올린 아빠는 “제가 일부러 확진된 것도 아닌 데 정말 힘들다. 자가격리 중이면 그냥 화상 입어도 집에만 있어야 하냐. 정말 속이고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썼다.
이 글에는 4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많은 이들이 화상전문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치료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해 전달했으며, 누군가는 “제가 대신 아이를 데리고 병원 진료를 받아 드리고 싶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많은 이들이 걱정을 사던 중 하루 만에 아빠의 글이 올라왔고 많은 이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기도 분당의 한 화상전문병원 의료진이 보건소 직원과 함께 아이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화상 진료를 해줬다고 했다. 얼굴과 한쪽 팔, 몸통 전체에 붕대를 감은 아이의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앞으로 성남시의료원에서 통원 치료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 구로성심병원의 한 외과 전문의가 자신의 사연을 듣고 따로 연락을 주시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빠는 “정말 눈물 날만큼 감사드린다”며 “정말 어제는 막막했는데 여기저기 도움의 손길을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조심하시고 모두 건강하시기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