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지지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정부의 방역 대책에 역행하는 회식을 반복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6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국내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한 14일 저녁 기업인 등 10여명과 회식을 했다.
회식이 끝난 후에 스가 총리는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한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열린 모임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오사다 하루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 배우 스기 료타로 등 8명 가량이 동석했으며, 스가 총리는 45분 정도 머물렀다고 일본 FNN방송은 전했다.
스가 총리는 15일에도 회식을 이어갔다. 이날 역시 두 곳의 저녁 자리에 참석했다.
회식에 참석한 니카이 간사장은 “스가 총리가 앞서 국민들에게 당부한대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조용한 마스크 회식’을 실천했느냐”는 질문에 “마스크를 벗지 않으면 식사가 불가능하다. 모두 충분히 주의했다”고 답했다.
FNN은 “스가 총리는 국민들에게 ‘연말 연시를 조용히 지내달라, 코로나19 확산을 어떻게든지 막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한 지 불과 1시간 반 후에 회식을 열었다”고 꼬집었다.
스가 정권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지 못하고 있는 데다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가 총리는 고투 트래블을 최근까지도 강행하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뒤늦게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산적한 과제에 대한 설명 부족”이 스가 정권이 안고 있는 문제라고 16일 지적했다. 마이니치 조사를 기준으로 스가 정권 출범 당시 지지율은 64%였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40%로 떨어졌다. 내각을 비판하는 여론은 49%에 달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