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담는 ‘카톡 지갑’ 출시 첫날부터 장애 ‘삐걱’

입력 2020-12-16 15:50
카카오가 16일 출시한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 화면 모습. 카카오

카카오가 신분증이나 자격증 등의 실물카드를 대신 넣고 다닐 수 있는 ‘카카오톡 지갑’을 16일 야심 차게 출시했지만, 첫날부터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인인증서가 폐지되고 민간 인증서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카카오톡 기반의 지갑 서비스가 업계와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출시 첫날부터 서비스 장애가 나타나면서 국내 최대 IT업체인 카카오의 체면이 다소 구겨졌다.

카카오는 이날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를 카카오톡에 모두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지갑은 카카오 인증서와 각종 자격 증명·신분증을 담아서 개인 신원확인과 인증, 전자서명이 필요한 상황에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표방했다.

지갑에는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전자출입명부인 큐알(QR) 체크인, 모바일 운전면허확인 서비스, 산업인력공단이 발급하는 495종의 국가기술 자격증 등이 내년 1월부터 차례로 담길 예정이다. 현재는 카카오 인증서만 지원된다.

이날 출시를 앞두고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지갑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어 편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출시 첫날 오전부터 카카오톡 지갑이 설치조차 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톡 최신 버전 업데이트 후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 카카오 지갑을 만들 수 있는 메뉴가 신설됐지만, 곧바로 오류가 발생하며 지갑을 생성하지 못한 것이다.

지갑 생성 메뉴를 선택하면 “예상하지 못한 오류 발생했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반복해 떴다. 이날 오후 들어선 신규 생성 자체는 정상화됐지만, 이미 만든 지갑을 볼 수 없는 현상이 또다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지갑 생성 페이지에 이용자가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서비스 이용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대응 중이고 이른 시간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언제 어디서나 꺼내 쓸 수 있는 전자 지갑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해놓고 첫날부터 사용조차 못 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이용자들 사이에선 “실물카드를 대체하기엔 아직 멀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일부 사용자들은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담고 다니는 서비스인데도 안정적이지 않아 이용하기 불안하다는 평가도 내놨다.

현재 카카오톡 지갑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iOS)에서는 16일부터 차례로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진행한 이후 지원될 예정이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달 중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에 참가할 사업자를 선정할 계이다. 카카오가 선정될 경우 내년부터 정부 24, 국민신문고,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도 카카오톡 지갑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