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자회사 한국조선해양이 총 1조원 규모의 선박 6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연말 잭팟 행진’을 이어갔다. 업계 안팎에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LNG선 100척이 발주되리라 전망하는 등 대량 수주 릴레이에 대한 기대감은 내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유럽·버뮤다·아시아 소재 선사와 17만 4000㎥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과 31만 8000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총 1조원의 대규모 계약이다. 이번 수주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선박량 100척과 수주 규모 78억5000만 달러를 돌파해 연간 목표액 110억 달러의 71%를 기록했다.
이번에 수주한 LNG선 4척은 길이 299m·너비 46.4m·높이 26.5m로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각각 3척, 1척을 건조해 2024년 하반기까지 세계 에너지기업 쉘(Shell) 용선용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들어서만 1조1000억원 규모의 수주 성과를 올리게 됐다. 이 회사는 이달 초 라이베리아 소재 선사와 중형 LPG운반선 2척을 1000억원에 건조하기로 계약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VLCC 4척을 수주한 바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말 2조8000억원의 LNG운반선 공급계약을 따내면서 막판 저력을 보였다.
업계는 연말 잭팟 릴레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클락슨리서치는 지난 9월 발표한 ‘클락슨 포캐스트 클럽’에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LNG선 100척이 발주되리라 전망한 바 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선박 발주량 자체가 위축됐지만 모잠비크와 카타르발 대형 LNG 프로젝트가 다시 발동하는 조짐이 보이면서 업계의 추가 수주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LNG선 12척, VLCC 27척을 수주하는 등 앞선 기술력과 풍부한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양한 선종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규모 LNG 프로젝트에서 추가 수주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