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승인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달 초 대규모 백신 접종을 개시한 러시아, 영국, 미국 등에 이어 다른 나라들도 연내 접종을 시작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효과적이라는 검토 결과를 내놨다.
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가 오는 17일 회의에서 모더나 백신 긴급사용을 권고하면 FDA는 이튿날인 18일 곧바로 최종 승인할 것으로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전망했다.
모더나 백신 사용이 승인되는 것은 미국이 처음이다. 미국에선 지난주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에 이어 사용할 수 있는 두 번째 백신이 나온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2회 접종해야 면역력이 생긴다.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94.1% 예방효과가 나타났고, 연령대별로 18∼65세는 95.6%, 65세 이상은 86.4%의 예방효과가 있었다.
FDA는 지난달 7일 기준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중간 분석에서 이 백신을 1회만 접종한 참가자들은 80.2%의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더불어 모더나 연구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FDA는 설명했다.
AP통신은 “백신 투여자들은 열, 피로, 통증을 포함한 부작용을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백신이 면역체계를 활성화함에 따라 두 번째 백신 투여 후에 특히 그렇다”고 전했다.
다만 모더나 백신도 화이자 백신처럼 임상시험 과정에서 백신 투약자 3명, 가짜 약(플라시보) 투약자 중 1명 등 모두 4명에게서 안면마비 증상이 보고됐다. 백신 투약자 3명은 모두 자연치유됐다.
미 정부의 백신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작전’ 팀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포함해 연말까지 4000만회분의 백신을 미 전역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유럽연합(EU)도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를 오는 21일로 앞당겼다고 밝혔다.
EMA는 당초 화이자 백신에 대해 29일 회의를 열고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EU가 회원국 정부로부터 백신을 더 빨리 승인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MA는 EU 내 의약품, 백신 평가, 승인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코로나19 백신 승인 절차를 담당한다. EMA가 새 의약품에 대한 권고를 내리면 EU 집행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며 보통은 EMA의 조언을 따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EU 시민들에 대한 첫 백신 접종이 올해 말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는 국가들은 점차 늘고 있다. 중미 코스타리카와 파나마도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이날 승인했다. 두 국가는 내년 1분기에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역시 화이자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검토 중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