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인재양성에 써 달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했다.
16일 KAIST에 따르면 김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KAIST 대전 본원 정근모콘퍼런스홀에서 약정식을 갖고 향후 10년 간 5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이날 약정식에는 신성철 총장 등 KAIST 주요보직 교수들과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 김 명예회장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인원을 최소화하는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진행됐다.
김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기부금 전액은 인공지능(AI) 분야 핵심 인재 양성에 쓰이게 된다.
그는 재임 당시 ‘인공지능을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며 평소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4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AI 인재 양성과 기술 확보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다.
실제로 동원그룹은 지난해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전 계열사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산업도 지난해 한양대에 30억원을 기부해 국내 최초의 AI솔루션센터인 ‘한양 AI솔루션센터ʼ를 설립했다.
KAIST는 김 명예회장의 뜻을 기려 AI대학원의 명칭을 ‘김재철 AI대학원ʼ으로 명명하고, 2030년까지 전임교원 수를 40명까지 늘리는 등 AI 융복합 인재 양성과 연구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 명예회장은 “AI 물결이 대항해시대와 1·2·3차 산업혁명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대한민국이 AI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출정식”이라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이어 “과학영재들과 우수한 교수진이 집결한 KAIST가 우리나라 AI 개발 속도를 촉진하는 플래그십(flagship)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AI 혁명으로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해 AI 시대를 주도한다면 세계사에 빛날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AI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신 김 명예회장님께 경의를 표한다”며 “김 명예회장의 기부를 토대로 KAIST를 AI 인재 양성 및 연구의 세계적 허브로 만들겠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