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서 가족 모두 감염에 ‘나 홀로 집에’ 남은 초3…

입력 2020-12-16 15:09 수정 2020-12-16 15:22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학생들 모습. 기사와는 무관. 연합뉴스

경남 진주에서 일가족 4명 중 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초등학교 3학년인 10세 여아가 홀로 자가격리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진주시부터 지역 여성 단체 등 지역사회가 일제히 아이 돌봄에 나서 식사와 간식 제공, 심리 관리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진주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일가족 4명 중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 등 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 치료에 들어간 반면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만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조치됐다.

아이 혼자 집에 남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방역당국의 연락을 받은 시는 즉각 아이 돌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애초 아이 혼자 격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시는 안심 숙소에 보낼 계획이었지만, 아이와 대화한 부모가 안심 숙소보다는 집에 두기를 원함에 따라 자가 격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행히 아이는 혼자서도 생활을 잘 해내는 등 생각보다 당찬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혼자 둘 수 없다고 판단한 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아이를 도울 방법을 고안했다. 처음엔 방역복을 챙겨 입고 집에 들어가 아이를 돌볼 준비도 했지만, 방역복까지 입은 낯선 사람에 아이가 더 불안해할 수도 있다는 방역 당국의 조언에 따라 비대면 조치로 전환했다.

매일 2시간마다 자가 격리 담당 공무원들과 시청 관련 부서 직원들이 영상통화를 하는 등 하루 8번 이상 아이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먹고 싶은 것이나 필요한 것을 체크하고 있다. 진주시교육청 Wee 센터와 학교,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 등도 나서 식사와 간식 제공, 심리 지원, 놀잇거리 제공 등을 돕고 있다.

오전에는 담당 공무원이, 오후에는 여성단체협의회에서 각각 식사를 맡아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잘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시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던 중 지난 12일 오후 아이가 배가 아프다는 증상을 언급해 다시 한번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학교 담임 교사도 매일 영상통화를 통해 아이를 보살피고 있으며 학교 상담교사와 보건교사도 전화 상담을 통해 아이의 심리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교육청 Wee센터에서 전문심리상담사가 하루에 2번씩 영상통화를 하고 있고 자가 격리 후에도 치유 건강상담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초 검사부터 며칠이 지난 만큼 현재는 아이 외할머니가 집으로 와 함께 자가 격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주시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아이가 혼자 있게 됐다는 소식에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히려 지금은 챙기는 사람이 너무 많을 정도”라면서 “다행히 (치료 중인) 아이 가족들의 건강상태는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지금은 할머니가 와 계신 것으로 들어 마음이 조금 놓인다”고 전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