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새 차로에 기존 차선보다 3배 이상 선명한 차선이 칠해진다. 굴절률이 높은 미세 유리알을 강하게 고착시킨 고성능 도료를 칠해 야간 빗길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다.
서울시가 내년부터 고성능 차선 도색을 본격 도입한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주요 4개 노선(서초대로 올림픽대로 동일로 아리수로) 15㎞에 먼저 고성능 도색을 시험 적용해 성능을 검증했다.
도색 직후 시인성 평가 결과, 고성능 차선도색이 기존 도색보다 야간에 1.6배, 야간 우천 시 약 3배 더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능 도색에 활용되는 도료는 고품질 도료와 고휘도 유리알을 다양하게 조합해 만들어져 기존보다 반사 성능이 높다. 유리알을 잡아주는 도료의 고착력과 유리알의 굴절률이 높아 운전자에게 반사돼 돌아오는 재귀반사성능이 뛰어나다.
서울시는 내년 우선 포장도로 정비구간부터 고성능 차선도색을 도입하고, 추후 유지보수 구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차로 변경 금지 차선인 중앙선 및 중앙 버스전용 차선에는 고성능의 기능성 차선도색(돌출형)을 도입한다.
고성능 차선도색은 기존보다 단가가 30~40% 정도 높다. 하지만 서울시는 교통사고 저감효과를 고려하면 도입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경부고속도로에는 이미 지난 2014년 고성능 차선도색이 적용됐는데 도입 전후로 교통사고가 23% 줄었다. 지난해 6월 경찰청에서 전국 차선도색 밝기 기준을 강화하자 서울시도 고성능 도색 도입을 서둘렀다.
현행법은 젖은 노면에서 최소재귀반사성능(mcd/lux/m2)을 정해놓고 있다. 백색 100, 황색 70, 청색 40, 적색 23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앞서 서울시가 차선도색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시내 차선의 반 가량이 반사 성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특히 우천 시에는 반사 성능이 관리기준치(재도색 기준)의 40~50% 수준에 불과했다. 대부분 차선이 많은 차량 통행, 겨울철 제설제 사용, 유지관리 미흡 등으로 흐릿해진 경우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