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약 먹고 의식을 잃었다…日 떨게 한 알약 공포

입력 2020-12-16 13:51 수정 2020-12-16 14:31
NHK 홈페이지 캡처

일본 유명 제약회사의 무좀약 제조과정에 수면유도제가 실수로 섞여 들어가 이를 복용한 70대 여성 1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기억상실 등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마이니치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은 제약사 고바야시 화공이 지난 6~7월 제조해 9~12월 판매한 손발톱 무좀용 경구 항진균제 이트라코나졸50 MEEK 약 9만정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무좀약에 섞인 수면유도제 성분은 1정당 5㎎으로, 이는 수면유도제 1회 최대 투여량의 2.5배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은 무좀약을 복용한 환자들의 부작용 의심 신고 사례가 전국에서 잇따르며 드러났다. NHK 보도에 따르면 15일 밤 12시까지 의식·기억상실 등 피해를 호소한 환자는 모두 146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면제 성분 때문에 운전 중 의식을 잃고 교통사고로 이어진 사례도 19건에 달했다. 제조회사 소재지인 후쿠이현은 조사 결과 최소 364명이 이 약을 먹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 측이 출하 전 검사에서 이물질 혼입 반응을 확인했으면서도 판매를 강행한 정황이 드러나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보도를 통해 “지난 7월 출하 전 실시한 주성분의 함유량 샘플 조사 당시 수상한 반응이 포착됐으나 회사 측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그대로 약을 판매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약사 측은 14일부터 문제가 된 무좀약을 포함해 전체 289개 제품 출하를 일시 중지했다고 발표했다. 고바야시 화공 대변인은 “전체 제품의 생산 기록을 확인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약을 처방받은 기록이 남아 있는 364명 모두와 연락해 복용을 중지해 달라는 뜻을 알렸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