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동물의 찻길 사고(로드킬)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은 이유가 밝혀졌다.
이동 방지용 울타리가 설치돼 있더라도 방음벽 등 도로 시설물과의 연결 틈새로 몸집이 작은 동물들이 빈번하게 출입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운전자의 안전과 고속도로 변 야생 동물 보호를 위해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 예방 시설을 집중 정비한다고 16일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유도 울타리와 생태 통로를 지속적으로 확대 설치하고 야생 동물 이동 시기인 5~6월에 운전자 행동 요령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해 왔다.
그 결과 고속도로 내 동물 찻길 사고 발생 건수는 매년 감소 추세였으나 최근 감소율이 둔화됨에 따라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환경영향평가학회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속도로 내 나들목(IC)이나 분기점(JCT)과 같이 울타리 설치가 힘든 입체 연결로를 통한 동물 이동이 많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울타리가 설치돼 있더라도 방음벽 등 도로 시설물과의 연결 틈새로 몸집이 작은 동물들이 출입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동물 침입 방지 시설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입체 연결로의 시설을 개선하고 동물 찻길 사고 다발 구간의 경우 현재 설치된 침입 방지 시설의 적합성을 다시 점검하고 정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도로 밖에서 야생 동물의 흔적을 모니터링 해 도로로 들어올 수 있는 지점을 예측하고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동물 출입을 확인함으로써 사고 발생의 원인을 찾아 냈다는데 의의가 크다.
운전자들도 주행 중 야생 동물 주의 표지판을 보거나 내비게이션에서 야생 동물 출현 구간임을 알리면 전방을 더욱 잘 주시하고 규정 속도를 지켜야 한다.
만약 동물 찻길 사고가 발생하면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지대로 즉시 대피한 다음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 일반 국도는 정부 민원 안내 콜 센터(국번 없이 110)로 신고하면 된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운전자의 안전과 야생 동물 보호를 위해 연구 결과를 적극 반영해 동물 찻길 사고 취약 구간을 신속히 보완하고 필요한 예방 시설은 더욱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김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