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 “바이든 취임 후 한미정상회담 조속 개최가 중요 과제”

입력 2020-12-16 10:43
모니터에 등장한 이수혁 주미대사가 지난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렸던 외교통일위원회의의 주미대사관 화상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공관에 대해 화상 국감이 열린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뉴시스

이수혁 주미대사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식을 통해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른 이후 조속한 시일 내에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라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특파원들과 가진 화상 간담회에서 올 한해 한·미 외교현안을 평가하고, 내년도 한·미 외교 전망과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사는 이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는 내년 (바이든) 신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과정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큰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어 “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중국 정책방향과 자유주의적 다자질서 복원 움직임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의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추이에 맞춰 한·미 간 보건협력도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그러나 “현재까지 바이든 인수위원회가 외국 정부와의 정책 대화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라며 “여전히 (바이든) 인수위원회와의 직접 접촉은 여의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사는 “다행히 주미대사관은 대선 이전부터 바이든 진영 주요 인사들과 미리 접촉해 유대를 만들어 둘 수 있었다”면서 “인수위에 업무 브리핑을 해주는 주체는 미 행정부 각 부처이고, 이들과는 우리가 상시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주요 인수인계 동향과 주안점을 파악해 가면서 필요할 경우 우리 의견도 개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또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적 방식의 외교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바이든 진영에선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고 한반도 문제에 깊은 이해를 가진 외교·국방 전문가들이 등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사는 “한반도 문제와 한·미 동맹 현안에 있어 올 한해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가장 큰 아쉬움은 역시 북한과의 대화재개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북한이 대화로 돌아오지 못한 것은 북한 내부 상황과 전략적 고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코로나 상황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대사는 “(그렇다고 해서) 의미 없는 한해를 보낸 것은 아니다”라면서 “무엇보다 한·미는 한반도 문제에서 빈틈없는 공조를 유지했고 그 결과 큰 긴장 고조 없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는 ‘우한 바이러스’,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면서 이(코로나19)를 중국이 만들어낸 위기로 간주했고, 중국도 거칠게 대응했다”면서 “이 대립은 미·중 갈등이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분출될 수 있으며,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극적으로 보여줬다”고 풀이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