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코로나19 감염 가장 위험한 곳…상무지구·충장로

입력 2020-12-16 10:08

인구 150만의 도시 광주광역시에서 코로나 19 감염위험이 가장 큰 곳은 어디일까. 광주전남연구원 지역 정보조사센터는 상무지구와 인근 운천저수지 부근이 코로나 19에 가장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16일 정보조사센터의 ‘한눈에 보는 광주전남’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가로, 세로 500m씩 1563개 구역으로 광주 도심을 나누고 AI(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통해 감염 예측지수 순위를 매긴 결과 상무지구(시청로)가 코로나 19 감염 위험이 가장 컸다.

이어 유동인구가 많은 광주 도시철도 상무역 부근과 충장로·금남로 부근이 2, 3위로 조사됐다. 무진대로 부근(5위), 전남대병원 부근(7위), 운천저수지 부근(9위), 조선대 부근(10위)도 상위 10위권의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센터 측이 지난 1∼8월 유동 인구, 다중 이용시설 현황, 코로나 19 확진자 위치 등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다.

그동안 방역 당국이 밀폐·밀집·밀접을 의미하는 ‘3밀’을 피해달라고 막연히 강조해왔지만, 구체적으로 광주지역의 위험 장소를 공표한 것은 처음이다.

광주지역 신흥 번화가이자 ‘젊은이들의 성지’로 꼽히는 상무지구는 코로나 19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8월 제2차 지역 범유행 당시 유흥주점 종업원들에서 시작된 지역감염 고리가 지역사회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유흥주점의 특성상 방문했다는 사실을 숨기려는 분위기가 역력해 방역 당국은 역학조사 등에 더 어려움을 겪었다. 행정명령 발동을 내렸지만 상당 기간 유흥주점을 매개로 한 코로나 19 감염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혹시나 하고 상무지구에서 술잔을 기울였던 7000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는 곤욕을 치렀다.

지난 10월 슬며시 고개를 쳐든 전남대병원 집단감염도 상무지구에서 발화됐다. 신경외과 의료진 1명이 상무지구에서 지인을 만났다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전남대병원은 일부 병동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를 단행할 만큼 위기감이 고조됐다. 국가 지정 감염병 거점병원인 전남대병원이 코로나 19에 뚫린 탓이다.

전남대병원 신경외과 전공의 회식과 유흥업소에서 유발된 코로나 19 지역감염은 지역 의료계와 법조계, 대기업 사업장, 학교, 종교시설 등으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상무지구 룸소주방 남자접객원 등을 매개로 전남대병원 의사·간호사, 광주교도소 직원·수용자, 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 근로자 등에게 잇따라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센터 측은 이에 따라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상무지구 등 해당 장소의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소나기는 피해가라는 격언처럼 감염위험이 큰 곳은 당분간 방문을 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며 “연말마다 상무지구에서 자주 갖던 송년 모임을 올해는 최대한 취소해 감염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