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연구진실성 위원회가 가수 홍진영씨의 석사 논문은 표절인 것으로 잠정 결론 냈다. 이제 조선대는 홍씨의 출석 문제와 아빠 찬스 논란에 대한 의혹을 풀어야 한다.
조선대학교 대학원위원회는 “홍씨의 논문이 표절로 판단된다는 연구진실성 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15일 밝혔다. 대학원위원회는 홍씨 측이 표절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18일까지 이의제기 등 소명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검토 후 행정적 절차를 거쳐 표절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논문 조사 담당기관이 표절로 결론 낸 만큼 홍씨는 석·박사 학위를 박탈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홍씨의 논문이 표절로 최종 결론이 나도 여전히 조선대가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앞서 국민일보는 홍씨를 가르쳤던 조선대 전 교수의 양심선언을 보도했다. 그는 “학교에서 홍씨를 본 적이 거의 없다”며 “가수 생활을 병행하는데 광주까지 자주 올 수 있었겠나. 홍씨의 학부와 석·박사까지 모든 과정의 학점을 준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해당 논문들은 모두 거짓이라고 증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대는 논문 표절과 별개로 학교 자체적으로 홍씨의 학부 생활부터 박사까지의 출석 여부를 조사했다. 하지만 당시 서류상으로는 홍씨가 모두 출석한 것으로 기록돼 있어 정확한 사실 확인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조선대 전 교수는 “홍씨의 부친이 같은 학교 교수라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대는 홍씨 부친의 영향력이 학부 입학 및 졸업, 석·박사 학위 취득 과정에 실제로 작용했는지도 살피고 있다. 조선대는 “학교의 명예를 위해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현재 서류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고 관련 교수들은 명예퇴직한 상황이라 어려움이 있으나 모든 의혹을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연예인 논문 표절 의혹은 여러 건 있었지만, 유독 홍씨를 향한 비난 수위가 거센 이유는 거짓 해명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표절의 구체적인 증거가 나왔을 때도 “당시 관행이었다”는 해명을 내놨고, 이후 조선대 은사의 폭로가 등장했을 때도 “문제없이 통과됐던 부분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라는 수치로 판가름 나니 답답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후 결백을 강조하며 방송 활동을 강행했으나 여론이 악화하자 방송가에서 점차 모습을 감췄다.
지난달 5일 국민일보는 홍씨의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홍씨 측은 “표절이 아닌 인용이며, 당시 추세”라고 해명했다. 국민일보는 이튿날 “홍씨의 논문은 모두 가짜”라는 조선대 전 교수의 양심선언을 보도했다. 홍씨는 직접 SNS에 글을 올려 “학위를 반납하겠다”면서도 표절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이후 조선대 대학원위원회는 홍씨의 석사 논문 표절 여부를 면밀히 판정해야 한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해 해당 사안을 논문 표절을 심사하는 공신력 있는 학내 기구인 연구진실성 위원회에 회부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