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X 승무원 첫 확진 나왔는데 공지 안한 코레일

입력 2020-12-15 17:14 수정 2020-12-15 20:24

KTX 승무원 중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이 15일 확인됐다. KTX 승무원을 관리하는 코레일관광개발은 확진 승무원 및 동승했던 직원들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사무실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레일과 코레일관광개발은 승무원 확진 관련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어 3차 대유행 국면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은 전날 직원들에게 KTX 승무원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렸다. 이 승무원은 확진 판정을 받은 당일 새벽까지 KTX 열차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보건소에서 감염 가능성을 알려와 추가 근무를 하지 않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함께 근무했던 팀원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코레일관광개발이 14일 직원들에게 보낸 확진자 발생 관련 안내 문자 메시지.

코레일은 승무원 확진 사실이 확인된 지 하루가 지난 이날 오후까지 이 같은 사실을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공개하지 않았다. 코레일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방역 당국의 지시 없이 확진자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며 “질병관리청에도 정보 공개 가능 여부를 물었는데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질병청의 설명은 달랐다. 질병청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을 특정하지 않으면 공개가 가능하다”며 “예를 들어 ‘코레일 ○○지부 승무원 한 명 확진’ 정도는 공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 승무원이 근무했던) 열차 번호와 운행 구간 및 운행 시간도 역시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기 때문에 공개해도 괜찮을 것 같다”면서 “일반 상식 선에서 생각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15일 오후 코레일 공식 홈페이지 '레츠코레일'의 '공지사항' 게시판 사진. '레츠코레일' 홈페이지 캡처

전문가들도 코레일이 확진 승무원이 근무했던 열차 정보를 적극적으로 일반에 공개해야 했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식당이나 교회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 검사받으라고 바로 안내하는데, 확진자가 근무했던 열차 정보를 당연히 고지해야 한다”며 “특히 KTX와 같은 대규모 교통수단은 많은 사람이 (열차 내에서)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접촉자 동선 파악도 어렵다”고 말했다. 확진 승무원이 근무했던 열차 탑승객 전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지는 못하더라도 해당 승무원의 확진 사실과 근무했던 열차의 운행 정보(편명, 운행구간, 운행일시) 등은 선제적으로 공개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승무원들도 승객 안전이 걱정된다고 입을 모은다. KTX 승무원 A씨는 “잠복기가 2주라고 가정하면 확진된 승무원과 접촉 가능성이 있는 승객이 최대 4000여명에 이를 수 있다”며 “이분들은 자신이 확진된 승무원과 같은 열차를 탔는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코레일관광개발 관계자는 “파악 즉시 바로 보건소에 신고했고,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접촉 직원 전원 검사 후 자가격리를 하고 있으며 검사 결과가 나오면 추후 대응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