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의 가나안요양원에서 6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한꺼번에 발생했다. 가족 중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인근 양로원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도 보건당국은 지난 14일부터 15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7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내 누적 확진자는 585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김제시 황산면 가나안요양원에서는 15일 오후 3시 현재 6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요양원에서는 전날 확진자 2명이 나온 뒤 입소자와 종사자 1차 검사에서 5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더불어 가족 검사에서도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요양원에서는 노인과 거동불편자 69명, 종사자 54명 등 모두 123명이 생활했었다. 전체 인원의 절반 가까이가 코로나에 걸린 셈이다.
확진자는 입소자 40명, 종사자 18명, 사회복무요원 1명, 원장 등으로 파악됐다.
확진자 가운데 중증 환자들은 전북대병원, 예수병원, 원광대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다. 경증 환자들은 군산의료원, 남원의료원, 김제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이송돼 관리를 받는다.
요양원에 대한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는 이뤄지지 않는다. 음성판정을 받은 나머지 입소자들은 남원의료원과 군산의료원으로 분산 이송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요양원은 요양병원과 달리 의사나 간호사 등 전문 의료인력이 없어 치료 및 관리를 필요로 하는 ‘코호트 격리’를 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입소자와 종사자 등은 병원 등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와 관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제시 용지면 애린양로원에서도 사회복무요원 1명이 확진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가나안요양원 사회복무요원의 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애린양로원의 입소자와 종사자 7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아울러 요양원과 양로원의 역학적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요양원 집단 발병으로 김제뿐 아니라 전주와 익산 등 인근 시·군까지 방역체계가 위협받고 있다.
김제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준을 2.5단계로 격상했다. 이 단계는 내년 1월3일까지 20일동안 적용된다.
송하진 도지사는 이날 오전 긴급 호소문을 통해 도내 요양원 228곳과 요양병원 80곳의 종사자 모두에게 ‘방역수칙 준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송 지사는 “앞으로 지금까지 해 오셨던 것보다 더 방역수칙과 거리두기를 지키는 데에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면서 “현 상황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에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도 오는 18일까지 모든 요양시설의 입소·종사자를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