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성장한 진단키트 시장...올해 수출 2조원 달성

입력 2020-12-15 16:28 수정 2020-12-15 16:42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세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의 급속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발 경기침체에도 2조원이 넘는 수출액을 달성했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진단키트 수출액은 18억6473만달러(2조385억원)다. 이는 지난해 1~12월 수출액인 2억5326만달러(2768억원)의 7.4배 수준이다. 미국, 이탈리아, 인도, 스페인 등에는 각각 1억달러(1094억원) 이상의 진단키트를 수출했다.
진단키트 수출금액 추이. 관세청 제공

진단키트로 대표되는 체외진단의료기기(IVD)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다양한 곳에서 사용됐다. 당뇨 환자들의 혈당 확인, 운동선수들의 약물 검사, 임신테스트기 등이다. 혈액, 눈물, 콧물과 같은 인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활용해 전염병, 종양, 자가면역질환 등을 검사해왔다.

진단키트 시장의 성장은 국토의 크기, 의료 인프라 구축 정도 등과 관련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진단키트는 의료기관을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미국, 호주 등과 의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아프리카 등에서 주로 사용됐다. 대형장비를 갖춘 병·의원들이 많은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단시간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해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진단키트 수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미국, 유럽 등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료제, 백신 등이 개발돼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단기적으로 수요가 감소하겠지만 장기적 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에 대한 신뢰가 구축돼 향후 제3, 제4 팬데믹 발생 시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팬데믹의 주기는 점점 짧아질 것”이라며 “그때마다 진단키트의 수요도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TechNavio)는 2023년 전 세계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장이 831억772만달러(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중 시약과 진단키트 시장은 연평균 5.8%의 성장률을 보여 732억4940만달러(8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장은 2023년 11억7450만달러(1조28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세계 시장의 1% 수준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