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도 백신 접종 시작… “바이든 언제 맞을지 조율 중”

입력 2020-12-15 15:57 수정 2020-12-15 16:25

영국에 이어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14일(현지시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나온 국가여서 백신 접종이 확산세에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백신 접종 첫날인 이날 미국 전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30만명을 넘어섰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뉴욕·플로리다·캘리포니아주 등 42개 주와 수도 워싱턴DC,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백신이 도착했다. 뉴욕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은 퀸스 소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일해온 흑인 샌드라 린지로 기록됐다.

린지는 접종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다른 백신을 맞을 때와 느낌이 다르지 않았다”며 “(백신이) 이번 전쟁을 끝낼 무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병원 동료를 포함해 코로나19 백신에 여전히 불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접종을 자청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백신이 도착했고 각지로 운송 중이다. 예상보다 5년이나 빨리 이뤄졌다”고 적었다. 그는 첫 접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첫 접종이 이뤄졌다. 미국과 세계에 축하한다”고도 했다.

미국에서는 이날부터 사흘 동안 각지의 병원과 요양시설 등 636곳에 첫 백신 배포분이 배송될 예정이다. 접종 우선순위는 각 지역에서 결정하지만 의료기관 종사자와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직원에게 우선 접종하라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권고를 대부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내 필수 인력들도 조만간 백신 접종을 받을 예정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일선 근로자가 (백신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백악관 상황실 직원 등 핵심 인력과 의회의 특정 인사들도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조기 접종 대상 공무원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백악관 의료진, 국토안보부, 관리예산처,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선별하고 있다. 대통령의 군 참모, 백악관 상황실 요원, 비밀경호국(SS) 요원 등이 조기 접종 대상자로 꼽힌다.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도 워싱턴DC 인근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고위 인사들은 우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물량이 한정돼 있는데 정부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 접종을 받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는 인식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백신 접종 시기를 조율 중이다. 차기 행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인은 백신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보건 전문가를 돕는 차원에서 백신 접종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첫날인 이날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3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9월 22일 사망자가 20만명을 돌파한 지 83일 만에 10만명이 추가로 숨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0만명은 2차 세계대전의 미군 전사자보다도 많은 수치”라며 “올해 암 사망자 전망치의 절반 가량이고 피츠버그 전체 인구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에서도 이날 첫 접종이 이뤄졌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당국은 간호사 2명 등 요양원 근무자 5명이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받았다고 밝혔다. 퀘벡주에서도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인 2명이 첫 접종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는 내년 1분기까지 300만명에게 접종한 뒤 3분기까지 전체 인구 3800만명의 대부분에 접종을 완료할 방침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