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 공공시설 ‘軍 자가격리’ 장소로 내놓는다

입력 2020-12-15 14:12

강원도 화천군이 자체 보유한 공공시설을 주둔 부대 군인들의 코로나19 격리 장소로 제공키로 했다.

15일 화천군에 따르면 대상 시설은 코로나19로 이용이 중지된 화천청소년야영장, 풍차펜션,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 목재문화체험장, 아쿠아틱리조트 등이다. 각 시설은 방마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화천군은 지역 군부대에서 격리 장소 협조를 요청할 경우 공공시설을 군에 제공할 방침이다.

화천군이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코로나19로 힘든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다. 많은 인원이 다른 지역에 격리될 경우 생활 불편 등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 근무하는 군인 모두 같은 화천군민으로 다른 지역에 격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화천군의 입장이다. 접경지역 화천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3개 사단과 1개 여단이 주둔하고 있다. 전체 군인은 3만5000명으로 화천 인구 2만5000명보다 1만명 많다.

이날 화천 육군부대 병사는 휴가 복귀 전 진단검사에서 확진됐고, 화천의 육군 간부 1명은 가족이 확진돼 자가 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는 등 군부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군 전체 누적 확진자는 469명이다. 군이 자체 기준에 따라 예방적 차원에서 격리하는 인원은 4761명이다.

앞서 화천군은 지난 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아쿠아틱리조트 등 지역 모든 실내·외 공공시설과 공공사업, 자체 집합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또한 예비비를 긴급 편성해 KF-94 마스크 78만장을 구입해 주민 1인당 30매씩 지급했다. 지난 3월 17만장, 8월 125만장에 이어 세 번째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부대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 군이 운영 중인 공공시설을 기꺼이 격리장소로 제공하겠다”며 “코로나19 이전이나 이후나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