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이젠 안동역에서 기다리지 마세요“

입력 2020-12-15 14:06
송하동 신 안동역에는 철도 운영·지원시설, 철도사법경찰시설, 대합실, 안내소, 편의시설 등이 마련됐고 차량 137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있다. 안동시 제공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안타까운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적 소리 끊어진 밤에’.

가수 진성이 2008년 발표한 트로트 곡 ‘안동역에서’ 가사다.

대중가요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경북 안동역이 운흥동 시대를 마감하고 송하동 시대를 연다.

1931년 운흥동에 안동역이 들어선 지 90년 만에 17일 송하동 새 역사로 이전하는 것이다.

안동시는 중앙선 철도 복선화 사업으로 송하동 안동터미널 옆에 건축 연면적 3084㎡인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안동 신 역사를 건립했다고 15일 밝혔다.

이곳에는 철도 운영·지원시설, 철도사법경찰시설, 대합실, 안내소, 편의시설 등이 마련됐고 차량 137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있다.

앞으로 하루 승하차 인원이 상행선(영천∼단양) 4970여 명, 하행선(단양∼영천) 505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연간 360여만 명이 이용하는 교통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30년 10월 공사에 나서 다음 해 개통한 운흥동 안동역은 증기 기관차를 시작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이곳 철도는 군수물자를 운반하는 동맥 역할을 했다.

국가철도공단은 2015년부터 4조500억원을 들여 총 연장 145.1㎞에 이르는 중앙선 단양(도담)∼영천 구간 복선전철화 사업에 나섰다. 이 가운데 지난 14일 단양∼영주에 이어 오는 17일 도담∼안동(72.3㎞) 구간이 개통한다.

이에 따라 단양에서 안동까지 이동 거리가 86.7㎞에서 72.3㎞로 14.4㎞ 짧아지고 소요 시간은 1시간 8분에서 36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안동시는 안동역 이전과 고속 전철 개통으로 다시 기차역을 찾는 사람이 늘 것으로 기대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관광 거점도시 안동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공단은 우선 기존 일반 열차를 새로 개통한 레일에서 운행한다.
최대 시속 260㎞로 달리는 차세대 고속열차(KTX) ‘이음/ EMU-260은 내년 1월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또 지금은 단선(하행선)에 열차를 운행하지만 영주∼풍기 구간 공사가 끝나면 내년 10월쯤 복선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게다가 일본이 1941년 철도 설치로 크게 훼손한 석주 이상룡 선생 생가인 임청각 복원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고속 전철 개통으로 다시 기차역을 찾는 사람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에 발맞춰 수도권을 중심으로 관광 거점도시 안동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