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아이를 SUV 차량 운전자가 고의로 들이받았던 경주 스쿨존 사고의 피해 아동 누나가 “동생이 여전히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의 누나 A씨는 1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동생이 다친 곳은 다 나았지만 병원에 다니면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며 “SUV 차량만 봐도 불안해하고 차에 치이는 꿈도 꾸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많이 불안해한다”면서 “‘요즘에는 길에 SUV 차량이 왜 이렇게 많냐’는 이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진행자와 함께 사고 영상을 본 A씨는 가해자가 피해 아동을 들이받은 직후 차에서 내리자마자 “너 왜 때렸노”라고 말했다며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면 차에서 내려서 괜찮냐고부터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심지어 저희 어머니가 나중에 왔는데도 계속 애를 꾸짖었다. 119를 부르는 등의 후속 조치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면서 “나중에 목격자가 신고를 해줘서 119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두 차례의 현장 검증과 사고 당시 상황을 분석한 끝에 고의 사고 가능성이 있다고 감정했다. A씨는 “가해자가 사고 당시 특수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현장 검증 과정에서 그 시야에 아이가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며 “골목에서 우회전하고 난 직후에는 차량 속도가 12.3㎞였는데 아이를 발견하고 충돌하기 직전에 20.1㎞까지 올라가는 것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MBC ‘실화탐사대’ 방송에서 자신은 아이와 충돌한 직후에 바로 섰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자전거를 충돌하고 차량 바퀴가 자전거 바퀴를 다 지나갈 때까지 차 브레이크 등에 불이 안 들어온다”고 했다.
A씨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 가해자가 동생을 300m 정도 추격했다”면서 사건의 발단은 자신의 동생과 가해자의 자녀가 인근 놀이터에서 다툼을 벌인 것이라고 했다. 가해자의 딸이 동생과 동생의 친구에게 ‘야’ ‘메롱’이라며 시비를 걸었고, 동생과 친구가 ‘하지 말라’며 어깨를 두 번 정도 밀었다는 것이다. 결국 울음을 터뜨린 가해자의 딸은 가해자에게 전화해 자신이 맞았다고 말했다.
A씨는 “가해자가 동생 말고 다른 아이를 먼저 추격하면서 역주행을 하고, 중앙선까지 침범했다. 그러다가 그 아이를 놓치자 유턴을 하고, 다시 중앙선을 침범해서 제 동생을 쫓아갔다”며 ‘고의가 아니었다’는 가해자 측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과수에서도 고의라는 게 판명 났고 CCTV 영상을 봐도 고의가 아니라는 것을 믿기 힘든데 가해자는 아직도 고의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가해자 B씨는 지난 5월 25일 경주 동찬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A씨의 동생을 자신의 SUV 차량으로 들이받았다. 당시 B씨가 자전거를 탄 피해 아동을 쫓아가다가 충돌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돼 많은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