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무대 준결승에서 울산 현대에 패해 탈락한 일본 J리그 비셀 고베 선수단이 귀국하는 자리에서 소회를 털어놨다. 선수들은 탈락이 아쉽다면서도 이번 경험을 성장할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고베신문 등은 14일 카타르로부터 고베 선수단이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고베 선수단은 15일부터 이틀간 휴식한 뒤 17일부터 훈련을 재개한다. 고베 선수단은 19일 FC 도쿄와의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다만 현재 일본 축구계에서 오심이라는 주장이 제기 중인 울산전의 두 차례 영상판독(VAR)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고베의 주포 후루하시 쿄고는 “진심으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팀이 첫 참가한 대회에서 4강의 벽을 넘지 못했고 개인적으로도 생각한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한 채 탈락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아직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에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면서 “좀 더 성장해 팀에 숨통을 틔워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고베 선수 중 가장 맹활약을 펼쳤다. 울산을 상대로도 역습 때마다 매서운 돌파를 선보이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연장 후반 울산 조수혁 골키퍼를 상대로 일대일 기회를 맞았으나 동료 공격수 더글라스가 패스를 건네받고서 어이없는 마무리로 날려버리기도 했다. 울산으로서는 가슴이 철렁한 장면이었다. 후루하시는 “여러 운도 작용해서 졌다. 그때 패스가 아닌 슈팅을 했더라면 이겼을지도 모른다”면서 아쉬워했다.
마에카와 다이야 골키퍼는 “상대 선수들은 덩치가 커서 달려들지 않으면 당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상대에게 주눅들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었던 건 수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내내 맹활약 했지만 마지막 순간 울산 공격수 주니오에 페널티킥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대회 동안 견고한 수비를 보였던 키쿠치 류호는 “훌륭한 상대와 겨뤄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우승이 목표였기에 속상하지만 이 분한 마음을 동력으로 삼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K리그 팀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고베를 ACL 무대에서 재회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지난 시즌 일왕배 우승팀 자격으로 ACL에 출전했지만 이 자체가 팀의 유일한 우승컵이었다. 리그 최종전을 앞든 현 시점 순위도 이미 12위지만 현재 한 경기를 덜 치른 팀들이 더 많아 순위가 추가로 떨어질 수도 있다. 아직 일왕배 대회가 진행 중이지만 전력 상 우승은 쉽지 않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