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소한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거주지 인근 학교들이 자체적 대응안을 마련했으나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학생들에게 안심 호루라기를 지급하거나 성폭력 유괴 예방교육을 강화하는 식이다.
경기도 안산 조두순 거주지 인근의 A초등학교는 15일 조두순 출소 이후 등하굣길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내부 협의를 거쳐 전교생에게 안심 호루라기를 나눠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에는 각 가정에 ‘성폭력 예방 및 유괴납치 예방교육’ 안내자료를 배포했다.
안내문에는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친구 및 가족 연락처 확보, 자녀 이름·주소·전화번호는 보이지 않도록 옷이나 신발 안에 기재, 부모 허락 없이 낯선 차는 물론 아는 사람 차도 타지 말 것, 차 안이나 공중화장실에 갈 때 아이를 혼자 두지 말 것, 누군가 억지로 데려가려 하면 “싫어요”라고 외치게 지도할 것 등의 수칙을 숙지하도록 했다.
인근의 또 다른 B초등학교도 조두순 출소 하루 전인 지난 11일 ‘유괴·성폭력 및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협조 안내문’을 보내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곳은 절대 혼자 지나가지 않고 큰길로 돌아가기, 불법주차 차량은 범죄자들이 숨기 좋은 장소이므로 멀리 떨어져 지나가기 등 구체적인 행동수칙을 안내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부터 모든 학교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되면서 성범죄 예방교육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인근 C고등학교는 ‘조○순 관련 폭력예방 및 신변안전 교육’으로 안산교육지원청이 제공하는 다양한 동영상 자료를 조례·종례시간이나 교과목 수업 전에 3~5분간 시청하도록 했다.
안산교육지원청은 조두순 거주지 인근 학교들을 순회 점검하고 학교마다 1명씩 배치된 지킴이 등 보호인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원격수업과 겨울방학 기간 나 홀로 집에 머무는 학생 현황을 파악해 학교가 살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안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아동성범죄 대부분이 학교 밖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위급 시 학생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학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며 “경찰, 지방자치단체와 계속 소통하며 안전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