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 속 성탄절 연휴가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인끼리 공간을 빌려 모이는 소모임으로 성탄절 모임을 대체하려는 이들이 많아 또다시 방역 구멍이 우려되고 있다.
온라인 숙소예약 사이트에서 이달 25, 26일 6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시내 숙소를 검색한 결과 14일 기준 평점이 높은 숙소는 예약이 완료됐고 전체 숙소로 봐도 이미 55%가 예약이 끝난 상태다.
SNS에서도 ‘우리끼리 안전하게’ ‘소모임’ ‘프라이빗’ 등을 내세우며 개인들끼리 모임을 하는 건 괜찮다는 취지로 홍보하는 파티룸과 숙박업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대 4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는 서울 강남구의 한 파티룸 관계자는 “크리스마스부터 연말까지는 예약이 꽉 찼다”며 “여러 팀을 동시에 예약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본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력한 수도권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일례로 매일 밤 실외 수영장에서 클럽 음악을 틀어주는 파티를 연다고 홍보하는 전남의 한 숙소는 이달 25일과 26일에 이미 만실이다. 풀파티를 한다고 홍보하는 제주도의 한 호텔도 크리스마스 당일 빈방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일부 소규모 교회에서는 성탄절 소모임을 장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는 비공개 카페에 성탄 행사를 안내하면서 “세례받기를 원하는 분들은 따로 신청해 달라”고 공지했다. 거리두기 2.5단계에선 온라인 예배를 위해 필요한 필수인원(20명 이하)을 제외하고는 대면 예배를 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만큼 지인끼리 소모임일지라도 여럿이 모이는 일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도 ‘우리끼리는 안전하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최근 확진자 발생의 주요 원인은 지인 모임”이라며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든 말든 시민들이 ‘나는 모임을 하겠다’는 식으로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면 단계를 아무리 격상해도 확진자 수는 줄어들 수 없다. 연말연시라는 사실 자체를 잊고 올겨울을 안전하게 보내는 걸 최대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