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27년 만에 수단 제외

입력 2020-12-14 23:37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워싱턴 국무부에서 브리핑 중인 모습. AFP 연합뉴스

미국이 아프리카 대륙의 아랍국가 수단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했다.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수교를 위한 노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수단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수단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한다고 미 의회에 통보한 지 45일 만이다.

미국은 1993년 테러조직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이유 등으로 수단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수단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미국) 국무부는 오늘부로 수단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통지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수단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이 공식적으로 해제됐다”면서 “이것은 양국 관계가 더 큰 협력으로 나아가는 데 근본적 변화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수단 군부와 야권의 공동통치기구인 주권위원회의 압델 파타 알부르한 위원장도 이날 트위터에서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해 “역사적 결정”이라며 “수단의 민주적 권력 이양에 기여할 것”이라고 반겼다.

수단은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해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내 미국대사관들에서 발생한 테러, 2000년 예멘 아덴항에 정박한 미국 구축함 ‘USS 콜’ 폭파 사건의 피해자 가족과 생존자들에게 보상금 3억3500만 달러(약 3650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정부가 수단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한 것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수교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단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데 이어 수단과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관계 정상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수단이 테러지원국에서 27년 만에 벗어나면서 이제 명단에는 북한, 이란, 시리아 등 3개국이 남게 됐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