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4일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출제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험생과 학원가에서 오류 주장이 제기된 물리학Ⅱ 18번, 가장 많은 이의 신청이 접수된 국어 37번 모두 ‘문제 및 정답에 이상이 없음’으로 판정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평가원 홈페이지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이의신청은 모두 417건이었다. 이 가운데 문제 및 정답과 관련이 없는 의견 개진, 취소, 중복 등을 제외한 실제 심사 대상은 82개 문항 254건이었다. 평가원은 수능 당일인 3일부터 지난 7일까지 이의신청을 접수했다. 이후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이의심사 실무위원회의 심사와 이의심사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82개 문항 모두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물리학Ⅱ 18번 문항에 관심이 쏠렸다. 물체의 궤도를 그림으로 제시하고, 그림과 같이 물체가 운동할 경우 두 지점에서 감소한 역학적 에너지를 묻는 문항이었다. 문항을 보면 ‘높이가 h인 지점에서 속력 3v로 출발한 물체가 제시된 그림과 같은 궤도를 따라 운동하다가 속력 2v로 수평면에 도달하였다’고 제시돼 있다. 학원가에선 “물체의 운동 에너지가 음(-)의 값을 갖도록 설정돼 물체가 수평면 아래에 있어야 함에도 그림에서 수평면 위에서만 움직이고 있다. 물체의 운동 경로가 오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평가원은 “(주장대로) 해당 문항의 그림이 정확히 표현되지는 않았으나 이 문항에서는 그림의 형태가 문제 해결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그림은 문두에서 설명하고 있는 문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개략적으로 제시된 자료이므로 이 문항을 ‘정답 없음’으로 처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림이 틀린 것은 맞지만 문제 풀이 과정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평가원은 물리학Ⅱ 18번만 상세한 판정 이유를 제공하고 나머지 이의신청에 대해서는 결론만 제시했다.
국어 37번은 3D 모델링과 렌더링 기술에 관한 지문을 읽고 3D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설명 가운데 적절치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였다. 이번 수능 국어에서 최고난도로 꼽혔던 문제다. 정답은 4번이지만 수험생들은 1번도 답이 될 수 있다며 ‘복수 정답’을 요구했으나 평가원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확정된 정답으로 채점한 성적표는 오는 23일 수험생들에게 통지될 예정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